국내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 과정
최근 우리경제는 소매판매가 57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소비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수출 부진으로 생산ㆍ투자 회복은 지체되고 있는 모습이다.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출이 부진하고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파리테러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위험요인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국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이 설비, 주택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유로지역은 민간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은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일본도 내수의 회복세가 미약한 실정이다.
11월중 국제유가(Dubai 기준)는 이란의 원유생산 확대 전망과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4.89억 배럴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으며, 글로벌 경기부진 우려 등으로 전월대비 9.3% 하락했다. 기타원자재가격의 경우 곡물가격은 기상여건 호조, 세계 재고량 전망치 상향조정 등으로 하락했으며 비철금속가격 또한 주요국의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경제동향은 10월중 소매판매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시행,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내구재 및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전월대비 3.1% 증가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를 중심으로 전월대비 0.8% 감소, 건설투자 또한 하반기중 호조세 지속에 따른 반사효과, SOC 예산집행 축소 등으로 전월대비 7.8% 감소하는 모습이다. 11월중 수출(444억달러, 통관기준)은 비IT제품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었으나 IT제품 수출이 감소로 전환하여 전년동월대비 4.7% 감소했다. 10월중 제조업 생산은 화학제품,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2%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시행,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도소매업 분야가 증가했으며, 부동산·임대업, 예술·스포츠·여가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0.2% 증가했다. 10월중 취업자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증가세를 이어감에 따라 전년동월대비 34만 8천명 증가했다.
11월중 소비자물가(전년동월대비)는 1.0% 상승하여 전월(0.9%)보다 오름폭이 확대되는 모습으로 전월대비로는 의류·화장품 등 공업제품 가격이 올랐으나 석유류 가격 등을 중심으로 0.1% 하락했으며, 근원인플레이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은 전년동월대비 2.4% 상승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모두 오름세를 지속하여 전월대비 0.5% 상승. 전세가격도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전체적인 시황을 종합해보면 국내경기는 대외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10월중 설비 및 건설투자가 조정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민간소비는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 등에 힘입어 크게 증가했다. 11월중 수출은 세계교역 신장세 둔화, 중국 등 신흥국 성장모멘텀 약화 등으로 부진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국내경기는 소비심리 개선,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점차 개선되겠으나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연준과 ECB간 통화정책 차별화, 일부 신흥국 경제불안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고 소비자물가는 저유가의 영향, 수요측면에서의 하방압력 등으로 낮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지만,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