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주요 건설자재 시황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당장 내수 시장에 국한된 호재가 유동성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을 인지해야할 것이다. 철강, 목재 등 주요 제품의 과잉 공급에 따른 출혈경쟁이 심화된 지금, 중국의 수출․입 오퍼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국내 업계에 비상이 걸린 상황, 또한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수출 길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국제 유가를 비롯한 철강, 시멘트 주요 원자재 등의 국제 시세가 추락하는 것은 침체된 세계 경기 상황을 방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달의 주요 건설자재 거래동향은 지난달에 발표한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의 움직임과 계절적인 건설시장 성수기가 맞물려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건설경기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호재가 없어 시중 자재 유통이 여전히 부동의 자세를 취하며, 대부분의 건설 자재 가격 시황은 보합 또는 하락세를 유지했다. 우선 보합세를 나타낸 주요자재를 살펴보면, 이형봉강, 형강, 레미콘, 벽돌, 유리, 합판자재 등이 있다. 이형봉강 자재는 9월말 이후 시중 유통 가격이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며, 당초 제강사와 건자회가 협상한 4분기 철근 가격이 톤당 5,000원 이하로 마무리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형강자재는 현대제철을 비롯한 주요 제강사가 제조원가 부담 등의 이유로 H빔 자재를 기준, 톤당 20,000원 인상을 예고했지만 아직까지 시중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인상 반영 여부를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레미콘자재는 주요 레미콘사를 중심으로 3분기에 가격 인상이 통보돼 지역별 인상이 확정․유통되고 있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부담이 발생하고 있어 업계의 어려움이 다시 가중되고 있다. 벽돌자재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건설사와의 계약 단가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풀리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현장 수급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고 있어 판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내년 초경에 유통 가격 재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리자재는 건설경기 위축 장기화로 제조업계의 채산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제조원가상승(원자재,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인해 대다수의 업체가 자구책으로 저가 과당경쟁 속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합판자재는 원목가격 하락으로 약보합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반덤핑 관세부과 시행 초기에 감소했던 중국산 수입물량이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면서 오퍼 가격이 6%가량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락세를 나타낸 주요자재는 주요 비철금속, 전선, 철 스크랩, 석유화학제품 등의 자재가 있다. 비철금속 자재 중 알루미늄(Al)은 그동안 약보합권의 움직임 속에서 수급에 대한 불안감에도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하락세로 전환됐으며, LME 니켈(Ni) 현물 자재 또한 재고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보이는 등, 국내 비철금속 자재 대부분의 가격이 내림시세로 이어졌다. 전선자재는 국제 동(Cu) LME 시세와 연동돼, 국내 전기동 가격이 kg당 7,371원으로 고시되면서, 전선 가격이 전월대비 약 1.0%가량 인하. 그동안 전기동 가격의 누적 하락분이 반영되면서 유통 시세가 인하됐다. 철 스크랩 자재는 중국산 저가제품의 무분별한 유통으로 국내 제강업체에서 발생하는 자재 유통 단가까지 추가 하락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계절적인 비수기를 앞둔 지금, 자재 사용량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해 연말까지 시중 유통 가격의 2차 하락이 예상된다. 석유화학제품은 국제유가의 폭락이 거듭되면서 기초재료인 아시아 나프타 시세 또한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으로 수요부진까지 겹치면서 약세기조를 나타내고 있으며, 지난달 톤당 900달러를 하회하던 나프타 가격은 무려 700달러 선까지 붕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