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계절적인 비수기가 빨리 찾아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건설경기가 비교적 양호한 출발을 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건설 전반의 불황을 잠재우기에는 매우 회의적인 상황이다. 부진한 국내 건설수주는 공공과 민간 모두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위축된 중소형건설사들은 해외건설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마저도 대형 건설사들에 밀려 해외 건설 수주의 양극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계절적인 요인과 경기불황의 여파가 맞물려 건설 관련 업종의 인력 구조조정의 움직임까지 엿보이고 있다. 6월 주요 건설자재 시황은 연휴 이후의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가 지속되는 양상이며, 실질적인 시중 유통 가격은 하락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보합세를 나타낸 주요자재를 살펴보면, 이형철근, 형강, 레미콘, 아스팔트 콘크리트, 전선, 유리 자재 등이 있다. 이형철근 자재는 성수기를 제대로 맛보지 못하고 계절적인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제강사는 물론 시중 유통업체 또한 재고 털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형강 자재 또한 H빔을 기준으로 유통거래가 점차 위축되고 있어 재고를 최소화하겠다는 유통업체의 분위기가 팽배해 있으며, 소규격을 중심으로 중국산 저가 과당경쟁 또한 심한 상황이다. 레미콘은 대형 건설사와의 협상 난항으로 여전히 강보합세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시멘트 업계와의 가격 인상안에 합의하며, 원재료인 시멘트의 가격 인상분을 레미콘 가격에 반영하려 했지만, 일부 건설사에 제시한 가격 인상안이 거부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는 이달 들어 관급 입찰이 본격화됨에 따라 약 1조 6,000억원 이상의 조달 구매계획이 예상돼 있으며, 현 시세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선 자재는 국내 전기동 가격이 ㎏당 7,324원으로 고시되면서 전월대비 1% 이상 인상됐지만 시중 유통 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보합세를 유지했다. 유리 자재는 중국산 판유리에 부과되는 반덤핑관세의 재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중소 가공업계는 물론 수입업계까지 가세하여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하락세를 나타낸 자재는 원목, 철 스크랩 자재 등이 있다. 원목 자재는 뉴송을 기준으로 전월대비 재당 20원 하락하며, 시중 유통 가격이 3%가량 인하됐다. 최근 글로벌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금융규제정책으로 인해 원목 수입량을 제한하면서 산지 재고가 증가하는 등 수입 가격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철 스크랩 자재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제강사의 가동률 저하와 함께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국제 철 스크랩 시세가 약보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강사의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예상돼 있어 소폭 하락하는 양상이다.
상승세를 나타낸 자재는 파이프 자재와 석유화학제품 등이 있다. 파이프 자재는 국제 LME 구리, 니켈 시세의 상승으로 주요 규격 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동 파이프 가격은 전월대비 ㎏당 80원, 스테인리스 파이프는 200원 인상 적용돼 유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제품은 아시아 나프타 가격이 톤당 900달러대 후반까지 상승하며 제품가에 반영됐다. 이라크 내전사태로 인해 원유수출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전망돼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