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 건설경기 동향은 ‘비교적 양호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지배적이다. 공공과 민간 건설수주가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를 보였는가 하면, 토지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 전반이 전국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건설자재 호황은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 속에 계절적인 성수기를 등에 업었지만 주요자재 가격의 시세하락과 수급 불균형 현상은 여전히 지속돼 내수시장 위축이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수익 구조를 수출에 의존하던 제조업체들의 환차 손실이 곧바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처럼 내수와 수출 모두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여러 부정적인 요인들을 업체 스스로 감내하며 고군분투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달의 주요 건설자재 거래동향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자재 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일부 자재는 산지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등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보합세를 나타낸 대표적인 품목으로는 이형봉강, 강판, 특수강, 시멘트 자재 등이 있다. 이형봉강 자재는 계절적인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시중 유통 가격 반등이 어렵기만 했다. 장기적인 하락이 실수요를 견인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며, 최근 철 스크랩 원자재 가격 또한 약세를 이어가면서 유통업체의 적극적인 구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판자재는 중국산 수입 오퍼 가격의 약세와 수요 침체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수강 자재는 자동차, 설비, 건설 중기 시장 시황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수급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시멘트 자재는 제조사별 3월 공급 가격 인상 통보와 달리 도소매 유통 가격이 여전히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레미콘 업계에서도 건설사가 인상된 가격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시멘트 가격 인상 또한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실질적인 가격 인상은 4월 말 이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시멘트와 레미콘, 벽돌 등의 자재 가격이 전월대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락세를 나타낸 대표적인 자재로는 형강, 전기동, 철 스크랩, 석유화학제품 자재 등이 있다. 형강자재는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아 거래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제강사의 가격인상 의지와 달리 시중 유통 가격은 재고 소진을 위한 저가 과당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H형강의 시중 유통 가격은 톤당 2만원가량 인하됐다. 전기동 자재는 LME 국제 현물 시세가 톤당 6,600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국내 고시 가격은 6%이상 하락하는 등, 당분간 내수 유통 가격의 혼조세가 예상된다. 철 스크랩 자재는 최대 수요처인 제강사의 가동률 저하와 함께 재고 물량 소진이 지연되면서 지속적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약세와 LPG 수입가격 및 아시아 에틸렌 시세 하락으로 하향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제품의 시중 유통 또한 계절적인 영향을 받아 수요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원목자재는 뉴질랜드산 원목을 기준으로 오름 시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가격 인상이 현실화된 것으로, 그동안 내수시장 위축과 유통가격의 부담, 적치장 문제 등으로 보합세를 이어갔지만 산지 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이 국내 유통 시장에 적용된 것이며, 중국과 인도 등, 최대 수입국의 매수세가 여전히 강해 수입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