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주요 건설자재 거래 동향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대부분의 자재 유통 흐름이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에 이어 건설기업의 체감경기 침체 수준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을 이어가면서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가 하락 전환됐으며, 공공공사는 물론 민간부문의 공사발주 물량 또한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영세한 건설업체는 물론 유동자산의 규모가 큰 중견기업들까지 힘겨운 싸움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여러 규제가 잇따라 완화돼 신년 건설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건설업계의 시선이 많았지만, 2월의 주요 건설 자재 시황은 지난해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듯 대부분의 주요자재가 혼조세 양상을 보였으며, 거시경제 침체 영향으로 당분간은 자재 시황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 이어 2월의 주요 건설자재는 대부분이 보합세를 유지했으며, 국제 LME 시세에 영향을 받은 일부 자재는 국내 시장에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보합세를 나타낸 대표적인 자재로는 형강, 시멘트, 원목 자재 등이 있는데, 형강자재는 H형강을 비롯한 대부분 자재가 제강사의 가격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부동자세를 취했다. 중국산 오퍼가격 약세와 저가 경쟁 심화가 시중가격 인상을 제한하고 있고, 계절적인 비수기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내세워 가격 인상을 강행한 것이 유통 시장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시멘트 자재는 2월 중순 이후 또는 3월과 4월을 기점으로 일부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 통보가 이뤄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해 시멘트 출하량이 크게 감소했고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가격이 묶이면서 2008년 3분기 이후 누적 적자 부담이 1조원에 이른다며,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레미콘업체와 건설업체 관계자는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적정 가격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며, 지난해와 같이 가격 인상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고, 시멘트 업계와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원목자재는 뉴질랜드산 원목 등을 비롯한 산지 목재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인상되고 있지만, 국내 시중유통가격은 환율 안정과 건설 경기상황 악화 지속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름세를 나타낸 주요자재는 전선자재를 손꼽을 수 있다. 올해 들어 전기동 가격이 처음으로 ㎏당 8,000원선을 넘어섰으며, 동 제련 업체의 2월 전기동 국내 판매가가 전월대비 2.4%가량 상승한 ㎏당 8,050원에 책정됐다. 4년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던 지난해 4분기 이후, 전기동 가격이 새해 들어 반등세 나타내면서 전선 및 케이블 자재 유통 가격이 오름세로 전향되고 있다.
하락세를 나타낸 자재는 이형봉강, 석유화학제품, 철 스크랩 자재 등이 있다. 이형봉강 자재는 설 명절 이후 수요가 크게 감소하며, 유통시장의 재고 누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계절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있지만 예년과 같은 가수요의 움직임은 엿볼 수 없는 상황이며, 거래량 감소와 저가 과당경쟁으로 인한 시장 위축이 심해져 시중 유통가격이 전월대비 소폭 하락했다. 석유화학제품은 국제시세 하락에 따른 아시아의 나프타 가격 동반 하락으로 국내 자재 유통 가격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철 스크랩 자재는 예년과 달리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적으로 동절기에는 자재 발생량이 적어 시장이 바닥을 드러내며, 1월 이후 자재 유통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지만, 이례적인 약세시장이 지속되고 있다. 설 명절이 지난 이후의 공급부족 현상 또한 당연하지만, 철강재 수요량 감소의 원인 등, 자재의 유동성이 심각하게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 반등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