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주요 건설자재 거래 동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면서 주택시장의 대표적인 규제들이 잇따라 완화돼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가 100을 웃도는 등, 신년 건설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건설업계의 시선이 많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해 말 아파트 수직 증축이 허용되면서 리모델링 시장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리모델링 관련 자재 유통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건설 자재 시장이 꿈틀대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실질적인 거래량이 많지 않으며, 지난해 부진했던 건설시장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듯 전반적인 건설 주요자재 물가는 전월대비 보합세를 유지했다.
보합세를 유지한 주요 건설자재는 이형봉강, 형강, 전선, 파이프, 원목, 철 스크랩 자재 등이 있다. 이형봉강 자재는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판매부진이 신년까지 이어지면서 출하량 감소와 더불어 시중 재고 물량까지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이형봉강의 수입유통시장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국내에서 차지하는 사용 비중이 일본산을 넘어섰을 정도가 돼 제강사는 물론 유통업체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형강자재는 시중 거래가 주춤한 상황에서 유통 가격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1월에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의 제조원가 부담의 이유로 제강사의 가격 인상 의지가 적극 방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달 말쯤 공급가격을 3만원가량 인상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시기적으로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유통업체의 목소리가 크다. 연중 판매량이 가장 적은 시점이며, 월말 설 연휴를 앞두고 사실상 판매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시점에서 유통업계의 고민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선자재는 국내 전기동 가격이 전월대비 인상 고시됐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시장 위축으로 자재 가격에 반영되지 못하고 보합세를 유지했다. 또한 전기동 가격 자체가 여전히 낮게 형성돼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전선과 케이블 가격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파이프 자재는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과 채산성 확보를 위해 메이커에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수요 회복이 더뎌 보합세를 유지했다. 원목자재는 뉴질랜드산 원목 등, 대부분의 산지 목재 가격이 인상됐지만 국내 유통시장에는 환율 안정과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방영되지 못하고 있다. 철 스크랩 자재 가격은 제강사들의 단가 인하 발표와 달리 시중유통시장에서는 거의 움직임이 없이 약보합세에 그쳤으며, 내달께 다시 반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내수 시장 발생량이 적어 재고 물량이 줄고 있으며, 미국산을 비롯한 수입 철 스크랩 수입 오퍼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하락세를 나타낸 대표적인 자재는 석유화학제품 자재 등이 있고, 인건비와 재료비의 상승이 반영된 조경수 자재가 연초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인상이 예고된 자재는 시멘트와 레미콘 자재로 지난해 가격 인상이 무산되고 동결된 시멘트 가격 인상을 재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으며, 일부 업계에서는 10%안팎의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또한 시멘트 생산량의 약 85%를 소화하는 레미콘의 경우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건설업체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