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주요 건설자재 거래동향은 전반적인 건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정체되어 중·대형 건설공사는 물론 소규모 공사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때 보다도 저조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국내 건설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 우려 등의 글로벌 경기 악재가 겹치면서 경기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도 건설 및 설비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건설업체의 대응 전략,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이 국내 건설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2월의 주요 건설 자재 시황을 살펴보면,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듯 대부분의 주요자재가 약세 기조를 보였다. 하락세를 나타낸 자재로는 형강, 특수강, 비철금속, 전선, 파이프 자재 등이 있다. 형강 자재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수입 오퍼 가격 약세, 유통업계의 저가 경쟁의 악재가 겹치면서 전월대비 3%가량 인하됐으며,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또한, 중국산 수입 물량이 수입 오퍼 가격의 상승으로 수입물량에 차질을 가져오면서 시장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특수강 자재는 자동차, 금형 설비 등의 시장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재고 물량 증가와 시장 수요 위축에 따른 덤핑 판매가 기승을 부리며 유통 가격이 하락했다. 비철금속 자재는 국제 LME 시세 하락으로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자재인 동(Cu), 알루미늄(Al), 니켈(Ni) 유통 시장에 영향을 주어 파이프, 판재 등의 가격 하락을 가져왔으며, 경기 침체의 부담으로 완제품에 대한 실수요의 가격 인하 요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전선 자재는 국제 전기동 시세의 하락으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전선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수요자는 물론 도·소매, 대리점의 부담이 가중돼 하락분을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파이프 자재는 건설경기 둔화 및 유통업계의 재고 증가, 유동성 감소 등의 요인으로 판매 할인 폭이 커진 상황이다. 보합세를 나타낸 자재는 이형봉강, 강판, 도료, 펄프 자재 등이 있었다. 이형봉강 자재는 건설사와 제강사의 12월 가격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스크랩 가격 하락과 건설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건설사의 입장과 원료가 상승, 전력비용 증가, 글로벌 봉강시세 상승의 원인을 내세우는 제강사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양측 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다. 강판 자재는 계절적인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재고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시중 거래 가격이 바닥을 찍으면서 재고 소진을 위해 저가 경쟁을 하는 등의 예년같이 분주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며, 시세는 지난달과 동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도료 자재는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안정세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펄프 자재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국제 펄프 생산업체들이 조업 단축으로 생산량을 줄여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시장에는 아직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낸 자재는 철 스크랩 자재였다. 하지만 수급 불안과 제강사의 일시적인 구매가격 상승으로 소폭 오른 것이며,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이 가속화될 경우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철 스크랩 자재 가격 하락은 지난달 대부분의 완제품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며, 국제 시세와 내수시장 수요가 뒷받침하지 못해 시장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