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주요 건설자재 거래동향은 긴 수렁에 빠진 건설시장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주요자재가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정부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건설사의 금융 지원 대책, 후속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보완방안에 이어 취득세, 양도세 감면의 카드까지 최후의 처방방안을 내놓았지만, 자활능력이 상실된 부동산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10월의 주요 건설 자재 시황을 살펴보면, 불황 속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낸 자재는 비철금속 자재였다. 비철금속 시장은 몇 달간 이어진 국제 LME 시세 하락으로 바닥권을 형성하다가 9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주요 비철금속 자재가 오름세를 타면서 국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동(Cu) 가격은 전월대비 6% 이상 인상돼 전선, 동 파이프 등의 자재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밖에 알루미늄(Al), 니켈(Ni) 가격 등이 올라 유통 가격에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국내 건설경기의 회복 둔화로 가격 인상분이 일부만 반영되는 양상이다.
보합세를 나타낸 자재는 형강, 강판, 레미콘, 합판 자재 등이 있다. 형강 자재는 H형강을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대응 정책을 실현하고 있으나 과도한 저가 경쟁이 난무하면서 국내 형강 시장의 수익성 악화로 번지는 양상이며, 수급 상황이 불안한 형국으로 유통 가격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바닥 시황이 지속되고 있다. 강판 자재는 열연(HR)을 중심으로 시세가 조금씩 상승하는 분위기지만 수요부진 심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원인으로 오름세 전환이 힘든 분위기다. 최근 중국산 오퍼 가격이 경기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내수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다. 레미콘 자재는 출하량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최근 극동건설 등의 중·대형 건설사의 연이은 부도로 공공공사는 물론 민간공사의 수주도 맘 편히 못하는 실정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전반적인 건설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합판 자재는 3분기 말 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시세 변동은 거의 없으며, 휴가철과 추석 명절 이후 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절하여 재고량이 크게 누적되지 않은 상황이다. 뉴질랜드, 미국 등의 수입 원목 가격 또한 중국의 수입량이 줄면서 산지 가격이 보합권을 형성하며, 오퍼 가격이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하락세를 나타낸 자재는 이형봉강, 철 스크랩 자재 등이 있다. 이형봉강 자재는 최근 내수와 수출 시황 부진으로 판매가 크게 감소하면서 고장력 철근 하이바 10㎜ 기준으로 약 6.5%가량 인하됐는데, 유통가격 인하를 예상하는 수요자의 매수 관망세가 분위기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가격이 바닥을 찍었으며, 중국산 오퍼 가격 상승과 수입 물량 감소, 일본의 철근 자재 가격의 경쟁력이 떨어진 시점에서 소형 규격을 중심으로 국내 이형봉강 재고량이 크게 감소해 10월말 이후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철 스크랩 자재는 미국,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하락세가 가속화 되면서 국내 제강사 대다수가 철 스크랩 가격을 인하했다. 이달 들어 내수 유통 가격의 하락세는 더욱 짙어졌으며, 전월대비 약 5%에 가까운 낙폭을 가져왔다.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 가격 인하가 현실화되면서 일부 관련 제품의 가격 인하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