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강 가격 할인 축소에도 불구하고 유통가격 제자리걸음
형강 제조업체들이 원가 부담 한계를 앞세우고 가격 할인 축소를 현실화하고 있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돼 실수요의 유통량이 계속 줄고 있으며, 수입 형강 제품 대응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서는 우선 H형강을 제외하고 일반형강 가격을 톤당 2만원씩 할인을 축소하였으나 얼어붙은 시장에서 이 가격이 100%반영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며, 수요업계의 부실 확대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내수 시황이 호전되지 못 할 경우 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형강과 원가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H형강이 가격 할인 폭을 줄이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저가 수입재 물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1분기 H형강 수입 물량은 약 25만톤, 4월에도 7만톤 이상이 수입돼 국내 제조업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건설경기 부진 지속에 따른 시황 부진과 저가 수입 제품을 겨냥한 방어정책으로 최근 국산 제품 유통 가격이 오르지 못하면서 중국산 수입 오퍼 가격이 다시 하락 기조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는 이런 위축 현상이 당연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일부 업체에서는 6월부터 계절적인 비수기가 찾아오면서 판매 부진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며, 수급 불안 심화에 따른 가격 하락, 재고물량의 증가, 수요처 부실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수입재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등 불안한 건설 경기 심리를 반영하는 듯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강도 콘크리트(PHC)파일 수요 급증으로 구득난 심화
고강도 콘크리트(PHC)파일의 품귀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생산업체들이 공장을 풀가동하며 공급물량을 맞추려고 하고 있으나 주문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PHC파일을 구하지 못해 기초공사 공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분기 동안 대림C&S, 아이에스동서, 아주산업 등이 건설현장에 공급한 PHC파일은 모두 143만4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5%, 56만4000t이나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량은 예년 비수기 2개월치 판매량에 상당하는 것이다. 특히 1월에 41만t을 기록한데 이어 2,3월 두 달연속 50만t을 넘어서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달 판매량 역시 50만t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산도 크게 늘었다. 1분기 동안 생산업체들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44만7000t 늘어난 129만9000t의 물량을 생산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공장을 풀가동한 것이다. 생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도 31만t으로 작년보다 43%, 23만5000t이나 줄었다. 적정재고량보다 15만t 이상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건설현장이 파일조달에 애를 먹고 있으며, 특히 400㎜, 450㎜ 규격품을 구하지 못한 현장에서는 항타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파일을 구하기 어려운 지방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함에 따라 PHC파일의 가격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물량을 적기에 공급할 방법이 없다. 장마철이 변수이긴 하나 공급부족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파일의 공급부족현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남아산 파티클보드 반덤핑관세 ‘제로’
합판보드업계와 가구업계간의 오랜 대립 끝에 동남아산 파티클보드에 붙는 반덤핑관세가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구 가격이 당장 인하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 가구 가격에서 파티클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로 크지 않은 데다 도료, 경첩 등 다른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위원회는 동남아 국가에 위치한 파티클보드 제조회사들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한국에 파티클보드를 수출해 국내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명목으로 지난 2009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반덤핑관세를 부과해왔다. 국내 보드업계는 반덤핑관세의 연장을 위해 지난해 12월 재심사를 요청했으나, 가구업계와 수많은 타협을 통해 반덤핑관세를 폐지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가구업계는 지난 2년간 추진해왔던 사안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점에 대해서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이로 인해 가구 가격이 큰 폭으로 인하되기는 힘들며, 가시적인 효과가 발생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동남아산 판유리에 긴장하는 유리업계
국내 시장을 주름잡던 KCC와 한국유리가 동남아산 유리 공세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시장 주도권을 위협 받고 있고, 그로 인해 재고량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판유리 수입량은 2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6%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반대로 KCC와 한국유리의 시장점유율은 6% 떨어진 셈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산 판유리 수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동남아산 수입량이 중국산 수입량을 훌쩍 넘어서게 된 것이다. 중국산 판유리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어 가격 경쟁력 상실을 막았지만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일반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동남아산 판유리 가격은 국산에 비해 10~15%가량 저렴하다. 이렇듯 동남아산 판유리가 국내 시장을 서서히 잠식해 가면서 국내 유리업체의 재고량은 늘어만 가고 있다. 그렇다고 국산 유리의 가격 인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다회 등의 유리 원료와 벙커C유 가격 인상으로 제조 원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남아산 유리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만큼 앞으로 수입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국산 유리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배관재 가격의 전격 인상과 유통시장에 표정
세아제강의 5월 배관재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휴스틸과 현대하이스코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돼 유통시장의 가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은 배관용 탄소강관의 할인율을 5% 가량 축소하는 방침을 세우고 각 대리점과 수요처에 통보 중이나, 관련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인정하면서도 내수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 속에 가격 인상은 받아들이기 힘든 표정이다. 또한 전통적인 성수기가 다가옴에도 건설경기가 여전히 침체된 상황으로 수요회복의 기미도 보이지 않아 가격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떨쳐버리기 힘든 실정이며, 현재 대리점에서도 수요악재와 가격경쟁으로 재고물량에 대해 가격 인상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STS 강관의 경우 포스코의 출하가격 동결로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내수시장 둔화에 따른 하락세가 형성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STS 강관 가격이 유통시장에서 거의 원가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반면 전월 LME시세 하락에도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던 동파이프가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당 140원 인하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전년도 5월에 비해 89%선에 머물고 있는 점을 볼 때 향후 경기침체에도 소폭의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건설기계산업, 비중국권으로의 수출 지역 다변화
국내 건설기계의 수출액 성장률은 1월 마이너스 성장 이후 2월 +25.0%로 반등했다. 그러나 올 초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해외 건설 수주가 기대 이하의 부진을 겪으며 3월을 기점으로 다시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이와 같은 수출 부진의 주원인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중국 경제의 침체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라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은 북미, 러시아, 남미, 중동 등의 해외 고객군을 다양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에서는 작년 유럽 발 재정위기 이후 건설 발주시기를 지연시키는 경우가 많았으나, 업계에서는 한동안 지속되었던 고유가로 중동 정부의 재원이 늘어나 하반기에 사업 발주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의 회복과 더불어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투자 효과가 높은 러시아, 브라질 등 개도국 시장의 건설기계 수요가 증가하며 건설기계 수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중국권 국가의 수출 호조가 중국권의 수출 부진을 상당 부분 상쇄시켜주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중국 시장의 회복도 기대되고 있어 국내 건설기계 산업의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선업계의 연이은 악재
극심한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전선업계에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든 전선업계는 그동안 원자재 시장 불안, 공정위의 과징금 폭탄, 불법·불량 전선 등 악재가 중첩되며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올 들어서도 수주 물량 가뭄 속에 공공시장을 중심으로 알루미늄 케이블 수요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전기동 중심의 전선제조업체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관수뿐만 아니라 민수시장도 좀처럼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건설 물량도 줄어들고 있고, 연이은 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도 민수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건설업 지표가 호조세로 돌아서면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5월 국내 휘발유 가격 하락
떨어질 줄 모르던 국내 휘발유 값이 3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 중순까지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의 상승에 힘입어 매번 최고 가격을 갱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으나, 이번 달 들어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4월 18일자까지만 해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2천62.55원을 기록하며 연중최고가를 이어갔지만 2주 뒤인 5월 6일자 판매가격은 ℓ당 2천55.29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최근 미국 및 유럽 경제지표 부진과 미국의 석유수요감소 및 원유재고량 증가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5월 4일 자에 거래된 두바이유는 배럴당 112.92달러를 기록하며 한때 120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해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으며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영국 북해 브렌트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당분간 이러한 국제 상황이 반영되어 휘발유 값은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이며 국내 석유제품 가격 인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제지회사의 가격인상 계획 주춤
지난 해 하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펄프가격은 중국 시장의 재고량 소진으로 거래량이 증가하여 올해 초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펄프가격의 상승세는 제지회사의 인쇄용지 가격 인상을 불러왔고 4월부터 7%의 인상 공문을 각 지업사들에게 통보한 상태이다. 하지만 국내 출판업계의 불황에 따른 수요의 감소와 ‘선거의 해’가 무색할 정도로 선거특수 효과가 저조하면서 인쇄용지의 물동량이 증가하지 못해 가격 인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당초 계획했던 7%의 인상률 중 일부만 적용되어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인쇄용지 수요의 감소와 6월부터 시작되는 계절적 비수기로 가격 인상 계획은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국제 펄프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제지업계의 최종가격 인상폭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