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잃은 건설, 新 시장 모색
글로벌 경제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유럽발 금융위기 리스크가 잔존하는 가운데 국내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또한 반감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 건설 경기는 17개월 만에 최악의 사태에 이르렀고, 돈 안되는 공사 물량에 목을 매는 중견건설사들이 혈전을 벌이기 일쑤다.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적자를 볼 수도 있는 공사 입찰에 참여해 물불을 안가리고 수주경쟁을 펼치는 것이 지금의 건설 시장 현실이다. 건설업계가 최악의 상황에 놓이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4대강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토목공사 물량은 물론 그밖에 신규 발주 물량도 크게 줄어들었고, 현장에 투입돼야 할 건설 중장비 또한 언제 가동할지 기약 없이 중장비 주기장에 마냥 세워져 있는 상황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주택 건설 경기도 다시 주춤한 상태이고, 수도권은 아예 회복 기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깊은 늪에 빠졌던 건설 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바닥을 헤매면서 지금의 건설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들과 전문가들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철강 경기 또한 국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글로벌 리스크가 여전히 위협하는 상황에서 세계 철강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이 안정 성장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수요 증가 둔화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철강재 내수는 전년대비 1.0%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의 의존도가 높은 국내 건설은 물론 나라 밖 건설 경기 또한 불안정한 상황임을 말해준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에너지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건설 시장은 에너지 플랜트 시장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재도약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기술 역량이 강화되고 있고, 국내·외 에너지 플랜트 시장도 발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장기간 고개 숙인 건설 시장이지만 발전플랜트라는 새로운 먹거리의 등장을 기회 삼아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고 국내·외의 新 시장 건설투자의 성장과 수요 진작을 기대해본다.